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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나의 두번째 직업으로 만들거야

그냥수진 2024. 9. 15.

 

뭔가를 만드는 분야를 좋아한다

현재 직업은 웹디자인 퍼블리싱 분야인데 일하는 것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모든 일이 그렇듯 좋아하는 업무 외에도 부수적인 업무들이 수반되어야 해서 그렇지..)

웹 퍼블리싱이라는 게 결과물이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공예와 결이 비슷한 거 같다.

1. 관련 기술을 배운다.

2. 디자인을 하며 코드 구조에 대해 계획한다.

3. 손으로 만들어 나간다.

4. 완성 및 수정한다.

5. 계속하면서 노하우를 쌓는다.

 

네이버에서 공예의 뜻을 검색해 봤는데

‘기능과 장식의 양면을 조화시켜 직물, 염직, 칠기, 도자기 따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일’

이라니 정말로 20세기 신생 공예품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다면 웹사이트도 적혀있을 거 같음

'물건'이라기에는 애매한감이 있긴 하지만 😙

 

 

손에 잡히는 걸 만들고 싶어

한 십 년 컴퓨터 앞에서 웹 사이트를 만드니까 이제 좀 다른 걸 만들고 싶었다.

여기서 십 년쯤 더 지나면 웹 사이트는 AI가 디자인하고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기는 했다.

실제로 그런 날이 오기 전까지 웹 사이트도 열심히 만들 생각이지만!

 

내 평생 뭔가를 손으로 만들어야 할 운명이라면 정말 오래도록 좋아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면 슬퍼질 수 있다지만

그럼에도 아주 좋아하는걸 선택하면 감정의 총량에서 슬픔이 차지하는 비율이 조금 줄지 않을까? 하는 입장이랄까? ^^

그렇게 30대를 통과하며 관심을 두고 배워본 것들은 10가지 정도 된다.

도자기공예 취미반 약 6개월 + 정규반 약 1년
가죽공예 정규반 약 1년 + 독학
실크스크린 정규반 약 2개월
요리 문화센터 약 6개월
베이킹 문화센터 약 6개월 + 독학
커피 바리스타 2급 취득
뜨개질 독학
아크릴화 화실 약 3개월 + 인강 + 독학
목공 약 1개월
영상편집 독학

 

좀 더 성의껏 잘해보고 싶었던 것은 도자기와 가죽공예 그리고 베이킹이었다.

특히 흙을 만지는 게 물레 작업을 하는 게 좋았지만

도무지 집에서 만들 수가 없는 게 도자기였기 때문에

가마를 산다는 건 뭐랄까..

도저히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생각해서 도자기를 선택할 거야!라는 마음은 먹기가 어려웠다.

가죽 공예도 도자기에 버금가게 재료나 도구들이 비싸긴 했지만 재미있었는데 왠지 평생 하고 싶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베이킹은 내가 설탕 먹는 걸 즐길 수가 없을 거 같아서.. (입 짧음+건강이슈)

대체로 집에서도 독학을 했던 분야는 내가 조금 더 의욕을 가지고 임했던 것 같다 🤔

아 커피도 좋아했지만 직업으로는 내키지 않았던 것 같고

 

 

*여태 배우고 만들어온것들 요약 모음

수공예-가죽공예-제품-사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간 가지기

많이도 기웃거렸다.

이만하면 배우고 싶었던 것들은 어느 정도 배워봤다고 생각했다.

1억 모으기라는 목표를 진행하고 있어서 더 이상은 배우는데 돈을 많이 쓰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고,

22년도부터는 건강과 활력에 대한 이슈도 겹쳐서 우선 건강과 현재의 직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기존 직업이 있는 이상 두 번째 직업을 당장 찾아야 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빈 시간을 가지는 동안 여태 이 모든 걸 무엇을 위해서 배워온 건지 공허한 감정이 들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두고 돈을 모은 것은 아주 잘한 일이었다 ^^

나도 모르게 내 안의 마음은 정해져 있었고 필요한 것은 트리거였을 뿐이었으니까.

 

 

마음이 쿵쾅거리는걸

최근에 친구집에 장기 숙박하러 놀러 갔다.

도자기 배울 때 만들었던 그릇들을 몇 개 선물했었는데 

생각보다 잘 쓰고 있어서 어쩐지 마음속 깊은 곳이 울렁거리는 걸 느꼈다.

접시는 종종 쓴다는 걸 블로그 사진으로 봐서 알고 있었지만

총 4점 정도 되는 기물 모두를 꺼내서 쓰고 있는 모습은 처음 봤음

내가 만든 그릇이 누군가의 손에서 잘 쓰이고 있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니

어쩐지 울컥했다고 해야 하나..?

앞에서 티는 전혀 안 냈지만 ㅋㅋ

 

지인들에게 선물했던 다른 그릇들은 모두 그들 손에서 또는 어딘가에서 잘 쓰이고 있을까? 

잘 쓰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내 손을 떠난 후에는 내 것이 아니니까 말이야

그렇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그릇들의 안부가 궁금했고

'나 좀 더 흙을 만지고 싶다' 하는 마음이 생겼다.

 

집에 돌아와 며칠간 도자기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구경하고

온라인 세상을 떠돌아 아니면서도 내가 어떻게 가마를 사냐?

내 집도 없으면서 무슨 가마냐? 안 되지.. 

이 마음 잘 간직했다가 도자기는 50, 60살 돼서 형편이 넉넉할 때 취미로 하는 거야.. 

하며 스스로 자제를 시켰다.

그렇게 온라인 세상을 흘러 흘러 인스타에서 수님 피드를 보는데

부산에 도자기 유학을 왔다는 것이다.

음 부산에? 도자기 유학을 할만한 곳이 어디 있지?

하면서 보니까 내가 일 년간 도자기를 배웠던 학원인 것이야..

하필 저기네..

그때부터는 마음이 너무 쿵쾅댔다.

 

 

'나도 나도..! 너무 도자기 하고 싶어..!'

 

도자기공예-컵-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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